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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6편의 글 — 하나의 주제를 여러 차원으로 굴절·분광합니다.

인문 · 철학/인식론2026.07.03열람과 침묵 — 다 볼 수 있게 된 시대에, 비트겐슈타인이 가리킨 곳검색창에 무엇이든 치면 답이 나온다. 이제는 없던 문장도 생성된다. 지도는 처음 가는 골목까지 펼쳐 보여주고, 오래전 죽은 사람의 목소리도 복원된다. 다 볼 수 있다는 감각. 그런데 한 사람에 관해 알 수 있는 것을 다 알고도, 정작 그가 나에게 무엇인지, 내 삶이 어디로 가는지, 왜…읽기 11분·✓ 팩트·코드 검증인문 · 철학/삶·실존2026.06.27비워둔 자리 — 위임의 시대, 사람은 어디 남나일곱 번, 나는 같은 문장을 다른 무대에서 다시 적었다. 전장에서 죽음이 일어났는데 그 앞에 설 이름이 없었고, 챗봇이 약속을 어겼는데 회사는 그 말을 자기 것이 아니라 했으며, 추론이 기기로 내려가며 비용은 청구서 없이 장부에서 빠져나갔고, 줄인 하루의 산출은 어디로 갔는지 잡히지 않…읽기 17분·✓ 팩트·코드 검증인문 · 역사2026.06.27위임은 부담을 옮길 뿐입니다 — 용병과 동인도회사가 먼저 지운 응답자AI에게 결정을 맡길 때 일이 잘못되면 누가 책임지는가. 최근 이 질문이 회의실과 규제기관을 돌아다닙니다. 학자들은 이걸 '책임 공백(responsibility gap)'이라 부릅니다. 안드레아스 마티아스가 학습하는 기계의 행위에 책임을 귀속시킬 수 없는 간극을 가리켜 2004년에 붙인…읽기 18분·✓ 팩트·코드 검증인문 · 철학/삶·실존2026.06.27다시 살겠는가 — 니체와 고를 수 없는 운명토리노, 1889년 1월의 어느 아침. 한 사내가 거리에서 무너졌다. 마흔넷의 철학자였고, 그날 이후로 그는 다시 또렷한 정신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광장에서 채찍질당하는 말의 목을 끌어안고 울다 쓰러졌다고 한다 — 다만 이 장면은 자주 옮겨지는 만큼 확증된 적은 없…읽기 13분·✓ 팩트·코드 검증인문 · 철학/윤리학2026.06.27누가 방아쇠를 당겼는가 — 자율무기와, 사라진 응답자어느 보고서의 한 문장을 나는 오래 들여다본 적이 있다. 2020년 봄 리비아의 트리폴리 인근, 후퇴하던 병력이 "운용자와 탄약 사이에 데이터 연결을 요구하지 않도록 프로그램된" 무인기에 의해 쫓기고 교전당했다고, 유엔 전문가패널의 최종보고서가 적었다. 행정 문서 특유의 건조함으로 쓰인…읽기 11분·✓ 팩트·코드 검증인문 · 역사2026.06.27관세는 방아쇠였지 엔진이 아니었습니다 — 1930년이 2026년에 보내는 청구서2025년 미국의 평균 실효관세율은 한때 18.2%까지 올랐습니다. 1934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1930년 스무트-홀리 관세법이 끌어올린 약 20%에 손에 닿을 만큼 다가섰습니다. 2026년 들어 11.0%로 내려왔지만 그래도 1943년 이래 최고입니다. 그해 5월, 경제학자 1…읽기 12분·✓ 팩트·코드 검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