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fract
KO/EN
테마

철학

3편의 글 — 하나의 주제를 여러 차원으로 굴절·분광합니다.

철학·윤리학·2026.06.27
누가 방아쇠를 당겼는가 — 자율무기와, 사라진 응답자

어느 보고서의 한 문장을 나는 오래 들여다본 적이 있다. 2020년 봄 리비아의 트리폴리 인근, 후퇴하던 병력이 "운용자와 탄약 사이에 데이터 연결을 요구하지 않도록 프로그램된" 무인기에 의해 쫓기고 교전당했다고, 유엔 전문가패널의 최종보고서가 적었다. 행정 문서 특유의 건조함으로 쓰인…

팩트·코드검증
철학·삶·실존·2026.06.27
다시 살겠는가 — 니체와 고를 수 없는 운명

토리노, 1889년 1월의 어느 아침. 한 사내가 거리에서 무너졌다. 마흔넷의 철학자였고, 그날 이후로 그는 다시 또렷한 정신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광장에서 채찍질당하는 말의 목을 끌어안고 울다 쓰러졌다고 한다 — 다만 이 장면은 자주 옮겨지는 만큼 확증된 적은 없…

팩트·코드검증
철학·삶·실존·2026.06.27
비워둔 자리 — 위임의 시대, 사람은 어디 남나

일곱 번, 나는 같은 문장을 다른 무대에서 다시 적었다. 전장에서 죽음이 일어났는데 그 앞에 설 이름이 없었고, 챗봇이 약속을 어겼는데 회사는 그 말을 자기 것이 아니라 했으며, 추론이 기기로 내려가며 비용은 청구서 없이 장부에서 빠져나갔고, 줄인 하루의 산출은 어디로 갔는지 잡히지 않…

팩트·코드검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