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는 세포가 안 한다 — 줄기세포는 조직이 되는 게 아니라 숙주에게 말을 건다
무릎 연골이 닳은 사람에게 줄기세포를 주사한다. 흔한 그림은 이렇다. 주입한 세포가 손상 부위에 자리를 잡고, 닳은 연골 세포로 자라나, 빈자리를 새 조직으로 채운다. 부품이 망가진 자리에 새 부품을 끼워 넣는 셈이다. 줄기세포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만능 재생 부품이고, 주사는 그 부품을 손상 부위로 배달하는 일이다.
먼저 말을 몇 개 세워 두자. 줄기세포는 여러 종류의 세포로 변신하고 자기 자신을 복제하는 세포다. 그 변신(줄기세포가 뼈·연골·신경 같은 특정 조직 세포로 바뀌는 것)을 분화라 한다. 그리고 주입하거나 이식한 세포가 몸속에 자리 잡고 살아남아 제 기능을 하는 것을 생착이라 한다. 이식한 나무가 뿌리를 내려 사는 것이 생착이라면, 그 묘목이 특정 나무로 자라는 것이 분화다. 위의 통념은 이 두 단어에 기대 있다. 주입한 줄기세포가 생착해서 분화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포를 형광으로 물들이거나 유전자 표식을 붙여 몸속에서 쫓아가 보면, 대부분의 재생 주사에서 이 그림은 성립하지 않는다. 주입한 세포는 며칠 안에 사라진다. 그런데도 효과가 있는 경우에는 낫는다. 세포가 사라졌는데 효과가 남는다면, 치료한 것은 세포가 무엇이 '된' 결과가 아니다. 세포가 잠깐 머무는 동안 주변에 내뿜은 신호가 낸 결과다. 세포가 조직이 '되는' 게 아니라, 옆집에 '말을 거는' 것이다.
세포가 자기 바로 옆 세포들에게만 화학 신호를 보내 영향을 주는 것을 파라크린이라 한다. 피를 타고 온몸을 도는 호르몬, 곧 내분비가 전국에 대고 하는 방송이라면, 파라크린은 옆집 담장 너머로 외치는 말이다. 이 글의 물음은 하나다. 줄기세포 치료가 정말로 낫게 한다면, 치료하는 것은 세포인가, 세포가 거는 말인가.

주입된 세포는 이웃 세포에게 신호를 건네 깨우고, 정작 자신은 소진되어 흐릿하게 사라진다 — 파라크린. (AI 생성 삽화)
약을 짓는 세포
이 물음에 다가서는 한 방법은 질문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세포가 무엇이 '되는가'를 묻지 말고, 세포가 무엇을 '뿜는가'를 물어보자. 재생의학을 이식외과의 언어가 아니라 약리학의 언어로 읽는 것이다. 이식은 부품을 갈아 끼우는 일이고, 그 성패는 새 부품이 자리 잡고 오래 사느냐, 곧 생착하느냐에 달려 있다. 약은 다르다. 약은 몸에 남아 조직이 되라고 넣는 게 아니다. 잠깐 작용해 신호를 전하고, 대사되어 사라진다. 약의 효과는 그것이 몸에 얼마나 오래 머무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전했느냐로 정해진다.
이 렌즈가 억지스러운 비유가 아니라는 가장 강한 증거는, 이 분야를 만든 사람이 직접 그 렌즈를 들었다는 데 있다. 시중 '줄기세포 주사'의 주력은 중간엽 줄기세포, 줄여서 MSC로, 골수나 지방에서 뽑아낸다.
왜 이 세포에 '줄기세포'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실험실에서 길러 보면 그럴 만하다. 골수나 지방에서 뽑은 세포를 배양하며 조건을 바꿔 주면 뼈세포로도, 연골세포로도, 지방세포로도 바뀐다. 한 종류의 세포가 세 갈래 조직으로 변신하는 것 — 교과서가 '줄기세포란 이런 것'이라며 드는 바로 그 그림이다. 길러 놓은 MSC가 이 재주를 부렸고, 그래서 이름에 '줄기'가 들어갔다.
문제는 길러 놓았을 때와 몸에 들어갔을 때가 다르다는 데 있다. 실험실에서 뼈·연골·지방으로 변신시키는 것과, 몸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그 조직을 실제로 다시 지어내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그리고 앞으로 보겠지만, 몸에 들어간 MSC는 대체로 그러지 못한다 — 자리 잡지도, 조직이 되지도 못한 채 며칠 만에 사라진다. '줄기세포'라는 이름은 실험실에서 얻은 것이지, 몸속에서 확인된 게 아니다.
이 세포에 처음 이름을 붙인 사람은 1991년의 아널드 캐플런이다. 그런데 그 캐플런이 2017년, 자기가 지은 이름을 두고 이렇게 썼다. 이 세포를 '줄기세포'라 부르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임상적으로도 오해를 부른다고. 이들은 조직으로 분화해 몸을 재건하는 세포가 아니라, 손상 부위로 찾아가 면역을 조절하고 여러 물질을 분비하는 세포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름을 바꾸자는 것이었다. 약어 MSC는 그대로 두되, 뜻을 '약효 신호 세포(Medicinal Signaling Cell)'로.
이름을 버린 게 아니라 뜻을 갈아 끼운 것이다. 캐플런은 이보다 앞선 2011년에 이미 이 세포를 '부상 부위의 약국(injury drugstore)'이라 불렀다. 손상이 생기면 MSC가 혈관 주위 자리에서 풀려나 활성화되고, 국소 면역반응을 조절하며 생리활성 물질을 분비해 재생에 유리한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조직을 쌓는 벽돌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약을 지어 내놓는 국소 약국이라는 그림이다. 실제로 캐플런은 2006년에 이 세포를 사이토카인과 성장인자를 분비하는 '영양 매개자(trophic mediator)'로 규정하며, 개명을 제안하기 훨씬 전부터 기전을 파라크린으로 잡아 두었다.

조직을 쌓는 벽돌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약을 조제해 내놓는 세포 — 캐플런이 부른 '부상 부위의 약국'. (AI 생성 삽화)
물론 이것은 한 연구자의 개명 제안일 뿐이고, 학계는 지금도 'MSC'라는 약어를 쓴다. 그러니 이 글은 캐플런의 말에 기대지 않는다. 개명은 논거가 아니라 요약이다. 한 분야를 30년 넘게 세운 사람이, 자기가 처음 그린 그림(줄기세포는 조직이 되어 몸을 재건한다)이 데이터와 어긋난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사건일 뿐이다. 그 데이터부터 봐야 한다.
쫓아가 보면, 세포가 없다
살아 있는 세포를 몸속에서 추적하는 방법은 여럿이다. 세포에 형광 단백질을 넣어 빛나게 하거나, 방사성 물질로 표지하거나, 유전자 표식을 붙여 어디에 몇 개가 살아 있는지 시간별로 센다. MSC를 이렇게 쫓아간 연구들의 결론은 통념과 정면으로 어긋난다.
한 연구는 형광과 방사성 표지를 붙인 MSC 50만 개를 생쥐의 꼬리 정맥에 주입하고, 5분·1시간·하루·사흘 뒤에 몸을 열어 살아 있는 세포를 셌다. 살아 있는 MSC는 폐에서 최대 하루까지만 검출됐다. 그 뒤로는 사라졌다. 첫 하루 동안 혈액에서도, 간·비장·콩팥·골수에서도 살아 있는 MSC는 나오지 않았다. 논문 제목이 결론을 그대로 적었다. 수명이 짧고, 폐 너머로 이동하지 않는다.
정맥으로 넣은 세포가 폐에 걸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정맥에 주입한 세포는 심장을 거쳐 가장 먼저 폐의 모세혈관 그물을 통과해야 하는데, MSC는 이 그물에 비해 너무 커서 상당수가 첫 순환에서 걸려 버린다. 세포가 클수록 더 걸린다. 이 폐 걸림은 정맥주사에 한정된 현상이지만, 급성기에 폐를 빠져나가 목표 조직까지 닿는 세포 수는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 이 연구의 지적이다. 소실까지 걸리는 시간은 투여 경로와 연구에 따라 다르되, 대체로 하루에서 길어야 며칠 안쪽이다.
세포가 하나도 남지 않는다거나, MSC가 결코 분화하지 못한다는 말은 아니다. 어디에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세포가 얼마나 남고 얼마나 분화하는지가 달라진다. 조직에 직접 주사하거나 지지체에 얹어 국소로 이식하면 정맥주사보다 오래 남는다. 그러나 관절이나 정맥에 놓는 재생 주사에서는, 배양해 늘린 MSC가 거의 생착하지 못하고 빠르게 사라진다는 것이 다수 추적의 일치된 결과다. 드물게 관측되는, 조직에 눌러앉아 분화한 세포의 수는 실제로 관측되는 기능 회복을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적다. 그러니 문제는 분화하는 세포가 아예 없다는 게 아니다. 치료한 몫이 분화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세포는 사라졌는데, 어떤 경우에는 심근경색이 낫고 염증이 가라앉는다. 세포가 없는데 효과는 남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치료하는가.
그렇다면 무엇이 치료하나
한 실험이 이 물음에 깔끔하게 답한다. 사람 MSC 200만 개를 생쥐 정맥에 넣자 다수가 폐에 걸렸다. 여기까지는 앞의 소실 이야기와 같다. 그런데 폐에 갇힌 그 세포들이 항염증 단백질 TSG-6를 대량으로 뿜었다. 이 MSC를 정맥에 넣은 생쥐는 심근경색에서 염증과 경색 크기가 줄고 심장 기능이 나아졌다. 결정적인 것은 대조 실험이다. TSG-6를 만들지 못하도록 억제한 MSC를 넣자, 세포는 똑같이 폐에 갇혔는데도 효과가 사라졌다. 심장을 나아지게 한 것은 폐에 갇힌 세포 자체가 아니라, 그 세포가 갇힌 채 뿜은 신호였다.
이 신호가 하는 일을 따라가면, 치료하는 주어가 어디로 옮겨 가는지 보인다. 세포가 분비하는 성장인자와 사이토카인(다른 세포를 불러 모으고, 자라게 하고, 염증을 조절하는 화학 편지들)은 숙주의 세포를 손상 부위로 불러들이고, 죽어 가던 숙주 세포의 자살을 막고, 새 혈관이 돋도록 부추긴다. 세포는 또 세포외소포 중 대표격인 엑소좀, 곧 아주 작은 막 주머니를 내보낸다. 그 안에는 단백질과 RNA 같은 신호가 담겨 이웃 세포로 전달된다. 사이토카인이 화학 편지라면, 엑소좀은 그 내용물을 담아 부치는 택배 소포다.
가장 중요한 표적은 숙주의 대식세포다. 대식세포는 몸의 청소·경비를 맡은 세포로, 침입자를 잡아먹고 염증을 일으키기도 하고 가라앉히기도 한다. 같은 대식세포가 상황에 따라 파괴·염증 모드와 복구·항염증 모드로 성격을 바꾸는데, 이 성격 전환을 분극이라 하고 그 스위치를 돌리는 일을 면역조절이라 한다. MSC가 분비하는 신호는 숙주의 대식세포를 파괴·염증형에서 복구·항염증형으로 돌린다. 불을 끄던 진압팀을 복구팀으로 다시 세우는 셈이다.
그리고 여기서 역설이 시작된다. 앞서 봤듯 주입한 MSC는 대부분 죽는다. 그 죽음이 실패가 아니라 오히려 기전일 수 있다는 것이 최근의 유력한 설명이다. 대식세포를 비롯한 청소 세포가 죽은 세포를 먹어 치우는 과정을 efferocytosis, 우리말로 '죽은 세포 먹기'라 한다. 죽은 세포를 먹는 행위 자체가 '상황 종료, 복구 시작'이라는 신호를 켠다. 불을 끄고 잔해를 치우는 일이 곧 진화 완료를 알리는 사이렌이 되는 것과 같다. 이식편대숙주병(이식한 면역세포가 도리어 환자 몸을 공격하는 병) 생쥐 모델에서, 수용자의 세포독성 세포(남의 세포를 죽이는 면역세포)가 주입된 MSC를 곧바로 죽음으로 몰아넣었고, 바로 그 죽음이 몸 안에서 면역조절을 일으켰다. MSC를 죽이는 활성이 없는 개체에서는 면역억제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정맥주사에서도 비슷한 그림이 나온다. 정맥에 넣은 MSC가 폐에서 단핵구와 대식세포에 먹히면, 그 먹은 세포들이 항염증 성격으로 바뀌어 면역을 가라앉히는 다른 세포까지 불러낸다는 관측도 있다. 세포가 살아남아 조직이 되어서가 아니라, 죽고 먹혀서 치료한다는 것이다.
다만 '죽어서 낫는다'는 아직 정설이 아니라 현재로서는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이다. 살아 있는 동안의 파라크린과 죽은 뒤의 efferocytosis를 함께 놓고 정리한 종합적 검토도 이 죽음의 몫을 '강력하되 논쟁 중'으로 단다. 사멸이 오히려 효과를 깎는다는 증거가 쌓이면 이 겹은 약해질 수 있다. 그러나 세포가 살아 있는 동안 뿜는 신호가 치료한다는 더 큰 그림은 그대로 선다.
이 사슬을 한 발 물러나 보면, 치료하는 주어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옮긴다. 손님으로 들어온 주입 세포가 신호를 뿜고, 그 신호가 집주인인 숙주의 세포와 면역을 움직이고, 재생과 항염증을 실제로 수행하는 것은 결국 숙주 자신이다. 주입 세포는 방아쇠를 당기고 소진되어 사라진다. 서두의 심상으로 돌아오면, 세포는 조직이 '되는' 게 아니라 옆집에 '말을 걸어' 그 집이 스스로 움직이게 한다.
세포를 아예 빼고 그 세포가 만든 신호만 넣어도 효과가 날까. 난다. 배양한 MSC가 신호를 분비해 둔 배양액만 걸러 주입해도, 세포 없이 급성 경색 심근이 보호됐다. 단, 이 실험에 쓴 것은 Akt라는 유전자를 과발현하도록 손본 특수 MSC의 농축 배양액이라, '보통 MSC도 세포 없이 치료한다'로까지 넓히면 과장이다. 세포를 완전히 뺀 더 깨끗한 증거는 뒤에서 본다. 여기서 짚을 것은 방향이다.
이 그림은 MSC 임상 성적이 들쭉날쭉하다는 오랜 불평과도 어긋나지 않는다. 오히려 맞물린다. 치료하는 것이 세포의 생착이라면, 세포가 얼마나 살아남아 자리 잡느냐가 효과를 좌우할 것이다. 치료하는 것이 신호라면, 세포를 어떻게 길렀는지, 세포가 얼마나 활발히 신호를 뿜는 상태인지, 숙주의 염증 환경이 그 신호를 받을 준비가 됐는지가 결과를 흔든다. 재현이 어렵다는 사실 자체가 후자를 가리킨다. 이 글은 MSC 주사가 효과가 크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낫는 경우 그 몫이 세포가 된 데 있지 않고 세포가 건 신호에 있다는 것 — 효능의 크기가 아니라 기전의 귀속을 말할 뿐이다.
세 갈래를 하나로 뭉뚱그린 오해
여기서 한 가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세포는 치료하지 않는다'를 '줄기세포 치료란 죄다 헛것'이라는 결론으로 밀고 나가면, 통념과 정반대 방향에서 똑같이 헛짚게 된다. 사실 '줄기세포가 조직이 되어 낫게 한다'는 통념은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어떤 갈래에서는 그대로 맞고, 어떤 갈래에서는 어긋난다. 오해는 '줄기세포 치료'라 불리는 서로 다른 것들을 하나로 뭉뚱그리는 데서 온다. 지금까지 이 글이 해부한 것은 그중 한 갈래, 곧 시중 '줄기세포 주사'의 주력인 MSC였다. MSC 곁에는 성격이 전혀 다른 갈래가 둘 더 있다.
| 갈래 | 대표 예 | 세포가 하는 일 | 지금 위치 |
|---|---|---|---|
| MSC 재생 주사 (이 글의 주인공) | 관절·심장·자가면역 주사 | 대부분 사라진다 — 효과가 있다면 세포가 거는 신호(파라크린) | 효능 혼재·조건부 기전 |
| 조혈모세포이식(HSCT) | 백혈병 골수이식 | 실제로 생착해 평생 혈액을 다시 만든다 — 세포 교체가 진짜 작동 | 확립된 표준치료 |
| iPSC 유래 이식 | 황반변성 망막·파킨슨 | 실제 생착·통합을 노린다 | 실험적 프런티어 |
출처: Copelan (2006) NEJM; Mandai et al. (2017) NEJM; Kikuchi et al. (2017) Nature. 본문 참조.
이 글의 주인공, MSC 재생 주사는 앞서 본 그대로다. 세포는 대부분 사라지고, 낫는다면 그 몫은 세포가 건 신호에서 온다. 그 옆에 놓인 두 갈래가 이 진단의 경계를 그어 준다.
첫째 대조는 조혈모세포이식, 우리가 흔히 골수이식이라 부르는 치료다. 백혈병 같은 병에서 환자의 피를 만드는 줄기세포를 건강한 공여자의 것으로 갈아 끼운다. 이 세포는 실제로 생착해 자리를 잡고, 남은 평생 환자의 혈액을 다시 만들어 낸다. 세포를 갈아 끼워 치료한다는 그림이 여기서는 그대로 맞는다. '줄기세포가 조직이 되어 낫는다'는 통념이 진짜로 성립하는 자리가 바로 여기이고, 골수이식은 정통 줄기세포 치료의 가장 확립된 성공이다.
둘째 대조는 iPSC, 곧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온다. 다 자란 몸의 세포를 거꾸로 되돌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상태로 만든 세포다. 이것을 원하는 조직 세포로 분화시켜 이식하면, MSC 주사와 달리 실제 생착과 통합을 노릴 수 있다. 환자 자신의 세포로 만든 망막색소상피 세포 시트를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의 망막 아래 이식한 사례에서, 시트는 거부 반응 없이 자리를 잡았고 시력 악화가 멈췄다. 다만 이 이식은 아직 실험적이다. 이 자가 시트 방식으로 이식받은 사람은 한 명이고, 두 번째 환자는 준비한 iPSC에서 유전체 변화가 발견돼 수술이 취소됐다. 파킨슨병에 iPSC 유래 도파민 신경세포를 이식하는 시도는 영장류 실험에서 생착과 기능 회복을 보였고, 이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시험으로 넘어갔다. 이 갈래는 '세포가 조직이 된다'가 목표이자 아직 도달하지 못한 프런티어다.
세 갈래는 '줄기세포 치료'라는 한 이름을 쓰지만 몸에서 하는 일이 저마다 다르다. 골수이식에서는 세포가 조직이 되고, MSC 주사에서는 세포가 말을 걸며, iPSC 이식에서는 세포가 조직이 되기를 아직 시도하는 중이다. 확립된 것은 골수이식뿐이고, MSC가 거는 신호도 iPSC의 생착도 여전히 연구가 쌓이는 자리다. 캐플런의 개명이 겨눈 것도 이 셋 전부가 아니라 그중 한 갈래, 자기가 이름 붙인 MSC였다. 그리고 그 개명은 한 사람의 말버릇이 아니라, 소실 추적과 TSG-6 실험, 파라크린 인자와 엑소좀, 대식세포 전환이라는 서로 독립된 증거 더미를 한 줄로 요약한 서명이다.
세포가 아니라, 세포의 언어
치료하는 것이 세포가 아니라 세포의 메시지라면,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다. 메시지만 정제해서 쓰면 되지 않는가. 재생의학의 무게중심은 실제로 그쪽으로 옮겨 가고 있다. MSC가 만든 엑소좀만 걸러 내 — 세포는 한 톨도 없이 — 생쥐에게 주입하자, 심근 허혈 손상의 경색 크기가 줄었다. 한 세포가 내보내는 이 신호의 총합을 분비체(secretome)라 부르는데, 세포 없이 이 분비체나 엑소좀만으로 치료하려는 방향이 '세포 없는 치료'라는 이름으로 검토되고 있다. 다만 이것은 대부분 동물 실험과 초기 단계이지 입증된 표준치료가 아니다. 방향이 그렇다는 것이지, 이미 도착했다는 뜻은 아니다.
기전을 바로 아는 일은 한가한 정확성 문제가 아니다. '주입한 줄기세포가 손상 조직으로 자란다'는 틀린 그림은 '한 번 맞으면 재생된다'는 약속을 팔기 쉽게 만든다. 세포가 대부분 사라지고, 효과가 있더라도 그 몫이 신호에서 온다는 사실을 지우면, 검증되지 않은 주사가 만능 재생으로 포장되기 좋은 빈틈이 생긴다. 기전을 정확히 아는 일이 실용적으로도 중요한 이유다.
그러니 재생의학 세포치료를 물을 때 던질 질문은 '이 세포가 무엇이 되는가'가 아니다. '이 세포가 무엇을 말하고, 숙주의 무엇을 켜는가'이며, 갈래마다 답이 다르다. 치료는 세포가 하지 않는다. 세포는 숙주에게 말을 걸어 숙주 자신의 복구를 켜고, 소진되어 사라지며, 어떤 갈래에서는 죽음으로써 일한다. 재생의학의 다음 장은 세포가 아니라, 세포의 언어를 다루는 데 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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