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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을 올려도 일자리가 안 줄었다면, 오른 임금은 누가 냈나

2026.09.30·읽기 14분

1992년 봄, 뉴저지 햄버거 가게에 걸려 온 전화

1992년 2월 말, 경제학자 데이비드 카드와 앨런 크루거의 조사팀은 뉴저지 전역과 이웃 펜실베이니아 동부의 버거킹·KFC·웬디스·로이로저스 매장에 전화를 돌렸습니다. 4월 1일 뉴저지 최저임금은 시간당 4.25달러에서 5.05달러로 올랐고, 펜실베이니아 최저임금은 그대로였습니다. 조사팀은 그해 11~12월 같은 매장들에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두 사람이 확인하려던 것은 경제학 교과서의 명제였습니다. 임금을 법으로 시장 수준보다 높게 정하면 사장은 사람을 덜 씁니다. 이 교과서 명제대로라면 뉴저지의 사장들은 직원을 줄였어야 합니다.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뉴저지 매장의 점포당 고용(시간제를 전일제로 환산한 인원)은 펜실베이니아보다 상대적으로 13% 더 늘었습니다. 연구자가 손대지 않았는데 경계 한쪽의 규칙만 바뀐 상황을 이렇게 비교에 쓰는 방법을 자연실험이라고 합니다. 자연실험으로 얻는 답은 실제로 시행된 인상 폭에 대한 것뿐입니다.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이라면 해열제 상자 옆면의 몸무게별 용량표를 기억할 것입니다. 교과서 명제도, 이 결과를 근거로 드는 「올려도 안 준다」도 그 표 대신 「열이 나면 먹이세요」 한 줄만 적은 안내에 가깝습니다. 두 말 모두에 얼마나 올리느냐가 빠져 있습니다.

뉴저지의 사장들은 왜 사람을 줄이지 않았을까요. 그 답을 최저임금이 두 해 연속 크게 오른 한국에도 댈 수 있을까요.

급여 대장을 근거로 한 반박, 그리고 더 큰 비교

1996년, 경제학자 데이비드 노이마크와 윌리엄 워셔는 전화 설문 대신 매장의 급여 대장(임금 지급 기록)으로 뉴저지를 다시 잰 분석을 처음 내놓았습니다. 요약에 따르면 2000년 학술지에 실은 이 분석에서 두 사람은 뉴저지 고용이 오히려 상대적으로 줄었다고 보고했고, 카드와 크루거는 같은 호에서 정부의 비공개 급여·세무 자료로 원래 결론을 지켰다고 반박했습니다. 그 싸움은 누구의 자료가 맞느냐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2019년, 경제학자 넷은 1979~2016년의 주 최저임금 인상 138건을 겹쳐 보았습니다. 새 최저임금 바로 아래의 일자리는 줄고 바로 위의 일자리는 늘어, 저임금 일자리 전체 수는 인상 뒤 5년이 지나도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2021년 10월 11일,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노벨 경제학상의 절반을 카드에게 주었고, 발표문에 자연실험이 지식의 풍부한 원천이라고 적었습니다. 상으로 인정한 것은 카드의 실증 기여와 자연실험이라는 방법이었지, 「올려도 안 준다」는 결론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138건은 얼마나 센 인상이었을까요. 같은 시급도 다들 훨씬 많이 버는 동네와 비슷하게 버는 동네에서 사장이 느끼는 부담은 다릅니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최저임금이 그 지역 중위임금(임금을 한 줄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 금액)의 몇 %인지를 봅니다. 이것이 중위임금 대비 비율입니다.

네 경제학자는 논문에 스스로 한계를 적었습니다. 중위임금의 약 55%까지는 인상의 세기와 고용 추정치 사이에 아무 관계가 없었고, 고용 감소가 뚜렷해지는 수준까지는 미국에서 아직 올려 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같은 해 영국 정부의 의뢰로 국제 증거를 검토한 경제학자도 비슷한 결론을 내려, 중위임금의 약 59%까지는 고용 영향이 작다고 정리했습니다. 같은 검토에는 미국 일부 저임금 카운티에서 81%까지도 영향이 작았다는 결과가 있지만, 증거 대부분이 모인 곳은 약 55~59%입니다. 반대로 미국 연방 최저임금이 그대로 적용된 푸에르토리코에서는, 1991년 다른 경제학자들이 고용이 상당히 줄었다고 보고했습니다.

몸무게별 용량표에서 부모가 읽을 수 있는 것은 적혀 있는 몸무게 칸까지입니다. 표에 없는 몸무게에 대해서는 괜찮다는 말도 위험하다는 말도 읽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증거 대부분이 모인 이 범위를 검증된 구간이라고 부릅니다. 안전하다고 확인된 범위가 아니라 실제로 올려 본 범위입니다.

시애틀을 두고 워싱턴대 팀은 저임금 일자리 근로시간이 줄었다고 보고했으나 판에 따라 수치가 다르고, 버클리 팀은 같은 시기 음식서비스업 고용에서 유의한 감소를 찾지 못했습니다.

오른 임금은 누가 냈나

1933년, 경제학자 조앤 로빈슨은 『불완전경쟁의 경제학』에서 노동을 사는 쪽이 하나뿐인 시장을 가리켜 수요독점(monopsony)이라는 용어를 처음 썼습니다. 공장이 하나뿐인 읍내를 떠올리면 됩니다. 일할 곳이 거기뿐이면 공장 주인이 임금을 부르고, 임금을 조금 낮춰도 사람을 다 잃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요독점 아래의 사장은 노동자가 벌어다 주는 것보다 낮은 임금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 사장이라면 최저임금이 올라도 사람을 그대로 쓴 채 오른 임금의 일부를 이윤에서 낼 여지가 있습니다.

패스트푸드점처럼 사장이 수없이 많은 업종에도 이런 힘이 있느냐는 반문이 나올 만합니다. 미국의 지역과 직종을 잘게 나눠 견준 연구진은 고용주가 적은 곳일수록 구인 광고에 적힌 임금이 낮았다고 보고했습니다. 가게가 많아 보여도 노동자가 실제로 고를 수 있는 고용주는 많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사장의 이윤만으로는 뉴저지를 다 설명하지 못합니다. 1992년 2월에서 11월 사이 뉴저지 패스트푸드 가격은 펜실베이니아보다 약 4%(세전) 더 올랐습니다. 인상분의 일부는 햄버거를 사 먹은 손님이 냈습니다.

누가 얼마를 냈는지는 헝가리를 들여다본 두 경제학자가 수치로 나눠 보였습니다. 헝가리 최저임금이 크게 오른 뒤 몇 해가 지나도 고용 감소는 작았고, 인상분의 약 4분의 3은 손님이 가격으로, 나머지는 사장이 이윤으로 냈습니다. 그리고 가격을 올려 손님에게 넘기기 어려운 업종일수록 고용이 더 많이 줄었습니다.

2015년 독일에 전국 최저임금이 처음 생긴 뒤에도 고용은 줄지 않았습니다. 저임금 노동자들이 더 크고 생산성 높은 사업장으로 옮겨 갔습니다. 손님도 원래의 사장도 아닌 셋째 경로로, 사람을 받아들인 더 생산적인 사업장이 오른 임금의 일부를 감당한 것입니다.

일자리가 크게 줄지 않은 곳에서는 인상분을 한쪽이 다 내지 않았습니다. 뉴저지에서 사장과 손님의 비중이 어땠는지는 지금 자료로는 알 수 없습니다. 교과서 명제에는 인상 폭만 빠져 있던 것이 아닙니다. 오른 임금을 누가 내느냐도 빠져 있었습니다.

2018년 여름, 편의점 점주들은 동맹휴업을 논의했다

2018년 7월 13일,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동맹휴업을 포함한 단체행동을 논의했습니다. 사흘 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동맹휴업을 일방적으로 강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이튿날 소상공인생존권운동연대는 광화문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그해 최저임금은 전년보다 16.4% 올라 있었고, 이듬해 다시 10.9% 올랐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중위임금 대비 비율은 2019년 60%대 초중반이었습니다. 증거 대부분이 모인 약 55~59%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다만 한국 수치는 원출처와 정의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중위임금을 잰 방식도 두 연구와 달라, 두 수치는 소수점까지 맞대지 않고 범위로만 견줍니다. 몸무게별 용량표로 치면 2018~19년 한국의 인상은 표의 가장자리이거나 그 위의 양이었고, 정의가 달라 어느 쪽인지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2018년 한국의 취업자 증가 폭은 2009년 이후 가장 작았습니다. 우리는 이 숫자를 근거로 쓰지 않습니다. 전체 취업자 수에는 경기가 섞이기 때문입니다. 그해 취업자가 가장 크게 줄어든 업종은 제조업이었지만, 이 집계에도 경기가 섞여 있어 그것만으로는 원인을 알 수 없습니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인상에 따른 고용 감소가 아직 크지 않지만 이 속도가 이어지면 커진다고 보았고, 감소가 주로 제조업처럼 나라 밖과 거래되는 물건(교역재)을 만드는 업종에서 나타났다고 평가했습니다. 해외 제품과 가격으로 겨루는 공장은 인건비가 올랐다고 제품 가격을 올리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헝가리와 같은 방향으로 읽습니다.

그렇다고 검증된 구간 밖에서 일자리가 크게 준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영국 정부의 의뢰로 국제 증거를 검토한 그 경제학자는 영국 최저임금을 중위임금의 3분의 2까지 올려 보는 것도 증거와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우리는 이 반론을 받아들입니다. 헝가리의 고용 감소는 작았고, 독일에서는 노동자들이 더 생산적인 사업장으로 옮겨 가며 고용이 줄지 않았습니다. 다만 두 나라의 인상이 중위임금의 몇 %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아, 둘을 표 밖의 사례로 부를 수는 없습니다. 표가 없는 곳에서는 대신 누가 인상분을 낼 수 있는지를 봅니다. 헝가리에서 가격을 올려 손님에게 넘기기 어려운 업종일수록 고용이 더 줄었다는 결과가 그 근거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에서 인상에 따라 줄어드는 일자리가 먼저 나올 곳은 해외 제품과 가격으로 겨루느라 가격을 올려 손님에게 넘기기 어려운 교역재 업종이라는 쪽에 섭니다. 확신도는 낮습니다. 우리가 넘어야 할 반대 숫자가 있습니다. 2018년 1~9월 숙박음식·도소매업 취업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9만 명 줄었습니다. 해외 제품과 가격으로 겨루지 않는 업종에서도 일자리가 줄었다는 뜻입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그해 상반기 고용 부진의 주원인이 최저임금이 아니라 숙박음식·도소매업에 사업자가 너무 많이 들어온 구조라고 보았다고 보도됐습니다. KDI와 한국노동연구원의 판단부터 이렇게 갈렸고, 인상에 크게 걸린 사업장과 덜 걸린 사업장을 견준 한국 연구를 우리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2027년 최저임금을 정한 표결

그로부터 여러 해가 지난 2026년 7월 14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안과 사용자위원안을 표결에 부쳤고, 보도에 따르면 사용자위원안이 의결됐습니다. 2027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10,700원으로 올해보다 3.7% 오릅니다.

최저임금을 두고 흔히 듣는 말은 둘입니다. 교과서 명제 그대로의 「올리면 일자리가 준다」와 「올려도 안 준다는 게 증명됐다」입니다. 둘 다 맞지 않습니다.

1992년 이후의 연구로 확인된 것은 범위입니다. 「올려도 안 준다」의 증거는 대부분 검증된 구간 안에서 나왔고, 그 위 어디부터 감소가 뚜렷해지는지는 증거를 낸 경제학자들도 아직 보지 못했다고 스스로 적었습니다. 보도된 한국의 2024년 비율은 60% 안팎으로, 같은 보도가 전한 OECD 평균 55.9%보다 높습니다. 검증된 구간의 가장자리이거나 그 위이고, 중위임금의 정의가 달라 한쪽으로 못박을 수는 없습니다.

일자리가 줄지 않은 까닭으로 가장 유력한 설명은 오른 임금을 여럿이 나눠 냈다는 것입니다. 손님은 가격으로 냈고, 임금을 정하는 힘이 있는 사장은 이윤으로 낼 여지가 있었고, 더 생산적인 사업장은 옮겨 온 노동자의 임금을 감당했습니다. 일자리가 안 줄었다는 것은 공짜였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른 임금을 누군가 대신 냈다는 뜻입니다.

교역재 업종의 일자리 감소가 가격을 올려 손님에게 넘길 수 있는 업종보다 먼저, 그리고 더 크게 나타나지 않으면 우리 판단은 틀린 것입니다. 이 판단은 고용에 관한 것이고, 인상으로 빈곤에서 벗어나는 사람이 얼마인지는 다른 물음입니다.

미국 의회예산처(의회의 예산 분석 기관)도 연방 최저임금 인상안을 평가하며 줄어들 일자리와 빈곤에서 벗어날 사람을 따로 추정했습니다.

해열제를 먹이기 전에 아이 몸무게부터 확인하듯, 인상 폭을 다투기 전에 중위임금 대비 비율부터 봐야 합니다. 그리고 교역재를 만드는 공장에는 오른 임금을 대신 내 줄 손님이 마땅치 않습니다. 우리가 한국에서 줄어드는 일자리를 그곳에서 먼저 찾는 까닭입니다.

출처
  1. 기준일 = 2026년 9월 30일. 원문에 닿지 못한 항목은 그 사실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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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노이마크·워셔 급여 대장 재분석(1996 WP · 2000 AER Comment) NBER WP 5224 · AER 90(5) — 결과 수치는 원문 미열람, 요약 경유
  4. 카드·크루거 반박(2000 AER Reply) — 본문 미열람, 요약 경유 Stanford 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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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한국노동연구원 2018년 상반기 고용 부진 견해 — 보고서 원문 미확인, 보도 경유 이투데이
  21. 한국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OECD 평균 — 원출처·정의 미확인, 보도 경유(같은 기사 안에서 2019년 값이 갈림) 뉴스스페이스
  22. 2018년 7월 편의점 가맹점주·소상공인 단체행동 경과 서울신문
이 글은 AI와 함께 다차원으로 분석, 검증하고 집필자가 검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