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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는 미 해군이 한국 도크에 맡길 수 있는 정비에 상한을 그었습니다

2026.10.07·읽기 18분

거제에 들어온 미 해군 보급함

2024년 9월 2일,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에 미 해군 배가 정비를 받으러 들어왔습니다. 해상수송사령부(미 해군의 보급·수송 선단을 운영하는 사령부) 소속 건화물·탄약 수송함 월리 시라였고, 한국 조선소에 온 첫 미 해군 함정이었습니다.

월리 시라의 이름 앞에는 USS가 아니라 USNS가 붙습니다. USS는 해군이 취역시켜 군인이 모는 함정(대부분 전투함)에, USNS는 취역하지 않은 채 민간 선원이 모는 지원함에 붙습니다.

월리 시라는 거제에서 약 6개월 동안 정비를 받고 2025년 3월 13일 떠났습니다. 떠날 때 해상수송사령부 한국지부 사령관 패트릭 무어는 「오늘은 이곳 한화 팀과 월리 시라 승조원들이 몇 달 동안 쏟은 노고와 헌신의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배를 조선소에 들여 정해진 주기로 점검하고 고치는 이 일이 정비(MRO)이고, 새 배를 짓는 건조와는 다른 일입니다.

그 뒤로도 미 해군의 정비 계약은 이어졌습니다. 한 매체 집계로 2024년 8월부터 2026년 9월까지 한국 조선소가 맺은 미 해군 함정 정비 계약은 11건입니다. 우리가 찾은 기록으로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정비받은 미 해군 배 가운데 이름이 확인된 배는 전부 USNS였고 USS는 없었습니다.

조선소에서 배를 고치는 일의 중심에는 도크가 있습니다. 물을 빼면 배가 바닥에 내려앉는 거대한 콘크리트 웅덩이로, 배의 물 밑 부분까지 고칠 수 있는 곳입니다. 한국 조선소가 미 해군 함정 정비를 따냈다는 소식만 보면, 미 해군이 한국의 도크와 그 실력을 보고 일을 맡긴 것으로 읽힙니다. 그 설명으로는 왜 지원함만 왔는지가 풀리지 않습니다. 미 해군은 왜 이 배들만 한국에 보냈을까요. 그리고 이 목록이 넓어지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할까요.

해군장관이 한국 조선소를 찾아온 해

2024년 2월 27일, 델 토로 미 해군장관은 오전에 울산의 HD현대중공업을, 오후에 거제의 한화오션을 둘러봤습니다. 그해 7월 두 회사는 미 해군과 함정 정비 협약을 차례로 맺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이 11일 체결을 발표했고 한화오션이 22일 맺었습니다. 이 협약은 미 해군 배의 정비 입찰에 참여할 자격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2023년 5월 신청한 뒤 시설·품질 실사와 보안·재무 심사를 차례로 거쳤습니다.

실력을 증명하는 방식은 반세기 사이에 달라졌습니다. 정주영은 자서전에서, 1971년 차관을 구하던 중 회의적이던 영국 선박 컨설팅사 애플도어의 롱바텀 회장에게 500원 지폐 속 거북선을 보여 주며 설득했다고 적었습니다. 2024년의 두 회사는 같은 증명을 미 해군의 심사로 치렀습니다. 실력은 그때도 지금도 한국 조선소가 스스로 치를 수 있는 시험이었습니다. 남은 조건은 한국 밖에서 정해졌습니다.

미국 안의 사정도 있었습니다. 미 의회 회계감사원(GAO)은 2022년 보고서에서 미 해군 수상함과 항공모함의 정비 적체(제때 받지 못하고 밀린 정비)를 약 18억 달러어치로 셌습니다. 한 미국 매체에 따르면 미 국방 당국자들은 한국 조선소를 쓰는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미국 시설」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정비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조선소의 실력과 미국 안의 사정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한국에 온 배가 왜 모두 지원함이었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남는 물음은 미 해군이 밖으로 어떤 배를 보낼 수 있느냐입니다.

의회가 물은 것은 도크의 위치와 배의 모항이었습니다

1965년과 1968년, 미국 의회는 국방 예산법에 수정 조항을 붙여 미군 함정을 외국 조선소에서 짓지 못하게 했습니다. 의회는 1993년 이 금지를 지금의 문언으로 고쳐 썼고, 그 조문대로라면 선체와 상부 구조물의 주요 부품도 외국 조선소에서 지을 수 없습니다.

고치는 일에 대해서는 의회가 배의 모항(homeport)을 기준으로 따로 조항을 두었습니다. 모항은 미 해군이 배마다 정해 둔 근거지 항구로, 시내버스로 치면 온종일 도시를 돌다 돌아와 정비를 받는 차고지입니다. 미국 법전 10편 8680조에서 의회는 모항이 미국(괌·북마리아나 제도 포함)에 있는 해군 함정은 그 바깥의 조선소에서 분해 점검·수리·정비를 받을 수 없다고 적었습니다. 차고지가 미국에 있는 함정이라면 미국 밖 정비소를 쓰지 못하게 한 셈입니다. 이 조건에 드는 배는 의회가 그은 금지선 안에 있고, 나머지 배는 선 밖에 있습니다.

일반 함정에 적용되는 예외는 셋입니다. 항해 중 생긴 고장을 고치는 수리(항해 수리), 적대 행위로 입은 손상의 수리, 작전에 나가 있는 배가 21일 안에 마치도록 계획한 정비입니다. 여행길 고속도로에서 펑크 난 타이어는 가까운 정비소에서 갈아 끼워도 되지만, 정기 점검은 집에 돌아와서 받으라는 것입니다.

월리 시라의 거제 정비는 21일 예외의 기한을 훌쩍 넘겼습니다. 뒤이어 온 유콘·찰스 드루·세자르 차베스의 정비도 달 단위 일정이었고, 앨런 셰퍼드의 정비는 정기 정비 사업이라 항해 수리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 배들이 금지선 안에 있었다면 한국에서의 정비는 법 위반이 됩니다. 한국에 온 지원함들은 금지선 밖의 배였습니다. 2024년 여름 두 회사가 맺은 협약도 이 선을 넘게 해 주는 허가가 아니라, 선 밖의 배를 두고 입찰할 자격이었습니다.

그 배들이 왜 선 밖에 있었는지는 법 조문만으로는 두 가지로 읽힙니다. 의회는 금지 대상을 「해군 함정」이라고만 적고 그 말의 정의를 그 장에 두지 않았으며, 같은 조의 보고 규정에서는 「해군 함정」과 「해군장관 관할의 그 밖의 선박」을 따로 적었습니다. 지원함이 애초에 「해군 함정」에 들지 않아 선 밖이라고 읽을 수도 있고, 모항이 미국 밖이어서 선 밖이라고 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국방부가 이 조항을 집행하려고 둔 조달 규정에는 해군장관 관할의 그 밖의 선박도 같은 금지 대상으로 적혀 있고, 지원함도 여기에 듭니다. 그래서 우리는 남는 쪽을 모항으로 짚었습니다.

우리는 해군 함정 등록부에서 이 다섯 척의 모항을 찾아봤습니다. 네 척은 모항 칸이 비어 있었고, 월리 시라에만 2020년에 적힌 샌디에이고가 남아 있었습니다. 기재대로라면 월리 시라는 미국에 모항을 둔 채 거제에서 약 여섯 달 정비를 받은 셈인데, 그 정비가 금지선 위반이라는 말은 우리가 찾은 범위에 없습니다. 지원함이 선 밖인 까닭을 모항에서 찾는 읽기는 등록부로는 뒷받침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원함에는 등록부에 적힌 모항이 금지선을 적용하는 기준이 아니라고 봅니다(확신도 중간).

의회 문언대로라면, 미국에서 정비가 얼마나 밀렸든 모항이 미국인 취역 함정(USS)은 금지선이 열리지 않는 한 예외에 드는 수리와 정비 말고는 한국 조선소에서 받을 수 없습니다. 한국 도크로 올 수 있는 미 해군 정비에는 이렇게 상한이 그어져 있습니다. 의회가 8680조의 금지선에서 따진 것은 배의 모항과 도크의 위치였고, 도크의 주인이 동맹국 기업인지는 따지지 않았습니다. 도크의 주인에 관한 조항은 따로 있는데(8679a조), 그 대상은 중국 같은 나라의 소유·통제·영향 아래 있는 조선소입니다.

요코스카에서 미 해군 배를 고치는 일본인들

요코스카의 미 해군 함정수리시설에서는 일본 국적 직원들이 7함대 전진배치 함정을 정비합니다. 전진배치는 미 해군이 배를 본토에서 먼 해외 기지에 머물게 하며 작전에 쓰는 방식입니다. 이 시설은 미 해군이 직접 운영하고, 미 해군 해양체계사령부가 밝힌 규모로 맡은 전진배치 함정은 22척, 일본 국적 직원은 2,500명이 넘습니다.

요코스카의 도크도 미국 밖에 있고, 그 도크에서 미 해군 배를 고치는 사람도 대부분 일본 국적입니다. 의회 문언으로는, 같은 미국 밖 도크라도 취역 함정이 긴 정비를 받을 수 있느냐는 도크의 나라도 정비사의 국적도 아닌 배의 모항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요코스카의 전진배치 함정도 미국 밖에 모항을 둔 배여서 금지선 밖에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찾은 범위에서 그 배들은 한국 도크에 오지 않았고, 한국에 온 배는 지원함뿐이었습니다. 금지선 밖에 있다고 해서 한국에 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투함은 사정이 다르다는 반론이 있습니다. 무기 체계와 기밀 장비를 실은 전투함은 의회가 금지선을 고쳐도 한국 민간 조선소에 맡기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반론을 일부 받아들입니다. 요코스카에서 외국 국적 직원이 미 해군 함정을 고치는 일은 일상이지만, 그 도크의 주인은 미 해군입니다. 미국에 모항을 둔 전투함이 한국 민간 도크에서 긴 정비를 받으려면 두 조건이 모두 필요합니다. 의회가 금지선을 열어야 하고, 보안 문제도 해결돼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에 올 수 있는 배의 상한은 의회가 금지선으로 긋고, 그 선 밖에서 무엇을 먼저 보낼지는 보안까지 따져 미 해군이 고른다고 판단합니다.

미국 땅에서 고치거나, 법을 고치거나

2024년 12월 20일,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 인수를 마쳤습니다. 두 회사는 그해 6월 이 조선소 지분 전부를 약 1억 달러에 사기로 계약했습니다. 9월에는 외국 자본의 미국 기업 인수를 안보 측면에서 심사하는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 조선소는 옛 미 해군 조선소 터에 있습니다.

필라델피아의 도크는 한국 기업의 것이지만 미국 땅에 있습니다. 의회가 막은 것은 미국 밖 조선소의 정비였으니, 이 도크에서라면 모항이 미국인 함정의 정비도 금지선에 걸리지 않습니다. 백악관도 2026년 8월 13일 대통령 각서에서 미국 땅의 도크를 갖는 것을 조건으로 적었지만, 그것은 건조 금지 조항(8679조)의 대통령 면제권으로 해외 건조를 허용할 조건이었고 정비 금지선은 각서에 인용되지 않았습니다. 필라델피아 조선소가 미 해군 함정을 정비한 기록은 우리가 찾지 못했고, 외국 기업이 가진 미국 조선소가 그 일을 맡으려면 따로 넘어야 할 보안 심사가 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 길은 법 문장으로는 열려 있지만 아직 시험되지 않았습니다.

이 길에는 대가도 따랐습니다. 2025년 10월 14일 중국 상무부는 한화필리조선소를 포함한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제재했습니다. 중국 조선·해운업을 겨냥한 미국의 301조 조사에 이 회사들이 협조했다는 것이 사유였습니다. 중국은 11월 10일부터 이 제재를 1년간 멈췄습니다. 한화는 미국 땅의 도크로 법 문장상 의회의 금지선을 비켜 갈 길을 얻었고, 그 도크를 가진 미국 자회사는 중국의 제재 명단에 올랐습니다.

다른 길은 의회가 정비 금지선을 고치는 것입니다. 2026년 9월 기준 의회 논의의 초점은 다른 데 있습니다. 미 의회는 해마다 국방수권법으로 국방 정책과 예산 한도를 정합니다. 2027 회계연도 법안을 두고 하원과 상원이 부딪친 조항은 둘 다 외국 조선소에서 미 해군 배를 짓는 문제였고, 그 법안마저 상원에서 막혀 양원 합의안이 없습니다. 동맹국 조선소의 건조를 허용하자는 별도 법안도 발의 단계에서 멈췄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 조선소가 맡을 미 해군 정비를 도크의 수나 수주 소식으로 가늠하지 않습니다. 미 국방 당국자들은 한국 도크를 쓰는 이유로 미국 시설의 어려움을 들었지만, 의회는 미국에 모항을 둔 취역 함정이 한국에서 긴 정비를 받는 길을 정비 금지선으로 막아 상한을 그었습니다. 선 밖의 배 가운데 무엇을 보낼지는 미 해군이 고르고, 그 상한 안에서도 수주는 보장되지 않습니다. 한 국내 매체는 2025년 6월, 두 회사가 함께 입찰한 미 해군 정비 건에서 둘 다 싱가포르 업체에 밀렸다고 전했습니다. 상한을 넘는 길은 한국 기업이 미국 땅의 도크를 갖는 것과 의회가 정비 금지선을 고치는 것 둘이고, 한화가 들어선 첫째 길에는 중국의 제재라는 대가가 먼저 붙었습니다.

우리는 이 판단을 의회의 다음 개정에 겁니다. 의회가 정비 금지선을 고쳐 동맹국 조선소를 열면, 그 뒤 18개월 안에 미국에 모항을 둔 취역 함정이 처음으로 한국 도크에 21일을 넘는 정비를 받으러 들어와야 합니다. 들어오지 않으면 우리가 상한을 잘못 짚은 것입니다. 금지선이 그대로인 동안 미국 모항 취역 함정이 한국에 오지 않는 것은 우리 말이 맞다는 증거로 세지 않습니다. 우리가 틀렸어도 똑같이 나오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채점 규칙 · 촉발 = 미국 모항 함정이 동맹국(한국) 조선소에서 정비를 받을 수 있도록 8680조가 개정되거나 면제돼 발효되는 것(건조 금지의 예외와 2025년 12월 국방수권법의 8680조 개정분은 제외) · 적중 = 촉발 뒤 18개월 안에, 해군 함정 등록부상 모항이 미국인 취역 함정(USS · 지원함은 등록부 모항이 금지선의 기준이 아니라고 보아 제외)이 한국 조선소에서 예외 셋 어디에도 들지 않는 정비(계획 21일 초과)를 받는다(미 해군 또는 회사 공시) · 빗나감 = 촉발 전인데 그런 정비가 있거나, 촉발 뒤 같은 기간에 그런 함정이 없다 · 무승부 = 2028년 6월 30일까지 촉발이 없고 그런 정비도 없으면 「미시험」으로 적는다(촉발이 2027년 1월 1일 이후면 기한은 촉발일에서 18개월 뒤) · 원천 = 미 의회 법률 기록 · 해군 함정 등록부 · 미 해군·회사 공시

올해 1월에도 미 해군 지원함 세자르 차베스가 울산에서 정비에 들어갔습니다. 의회는 정비 금지선을 그으며 배의 모항과 도크의 위치를 물었고, 동맹국 기업이 도크의 주인인지는 묻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찾은 범위에서 올해 백악관과 의회의 움직임은 모두 배를 짓는 데 맞춰져 있었습니다. 정비 금지선을 동맹국에 여는 안은 보이지 않습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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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HD현대중공업 MSRA 체결 보도(2024-07) Naval News
  12. 한화오션 MSRA 체결 보도자료(2024-07) 한화
  13. 한화오션 첫 미 해군 정비 수주·완료 보도 gCaptain
  14. 한화오션 첫 미 해군 MRO 계약 보도(2024-08) Naval News
  15. MSRA 신청서 양식(2022-05) NAV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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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AI와 함께 다차원으로 분석, 검증하고 집필자가 검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