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십 재사용: 재사용은 이미 증명됐다, 스타십은 아직이다
궤도에 도달하는 로켓은 그동안 대부분 한 번 쓰고 버려졌다. 스타십은 그 전제를 깨려 한다. SpaceX의 스타십은 1단 Super Heavy 부스터와 상단 Starship 우주선을 모두 회수해 다시 쓰도록 만든 2단 완전재사용 발사체다. 두 단 다 스테인리스강으로 짓고, 메탄과 액체산소를 Raptor 엔진으로 태운다. 부스터는 Raptor 33기, 상단은 6기를 단다.
그런데 스타십을 두고 던질 질문은 "재사용이 되느냐"가 아니다. 재사용이 발사 경제를 바꾼다는 건 이미 입증됐다. 같은 회사의 Falcon 9이 증명했다. 진짜 질문은 "스타십이 어디까지 갔고, 무엇이 아직 가정인가"다.
회수 방식: 부스터와 상단이 다르다
재사용의 첫 관문은 회수다. 스타십은 단마다 회수 방식이 다르다.
부스터는 착륙다리로 땅에 서지 않는다. 발사탑에 달린 한 쌍의 기계팔(통칭 "젓가락" 또는 Mechazilla)이 하강하는 부스터를 공중에서 붙잡는다. 착륙다리 대신 발사탑이 잡으면 잡은 자리가 곧 발사대가 된다. SpaceX가 내건 최종 그림은 돌아온 부스터를 발사대에서 재급유해 약 30분 안에 다시 쏘는 것이다(목표).
상단은 더 어렵다. 궤도 속도에서 대기권으로 돌아오며 열을 견뎌야 하고, 아직 발사탑 포획을 시도한 적조차 없다. 지금까지 모든 상단은 바다에 내려앉는 splashdown으로 끝났다. 재사용 설계는 양쪽을 겨냥하지만, 회수가 실증된 단은 부스터뿐이다.
어디까지 됐나
부스터 포획은 실증됐다. 2024년 10월 Flight 5에서 사상 처음으로 발사탑이 부스터를 잡았고, 이후 Flight 7(2025년 1월)과 Flight 8(2025년 3월)에서도 성공해 지금까지 3회 잡았다. 그러나 최신 비행은 그 기법이 아직 안정 단계가 아님을 보여준다. 단별 실증 수준을 한 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 단계 | 회수 방식 | 실증 수준(2026-06 기준) |
|---|---|---|
| 부스터(1단) | 발사탑 공중 포획 | 포획 3회 성공. 그러나 최신 V3 첫 비행 Flight 12에서 추락 |
| 상단(2단) | 귀환 후 회수(설계) | 0회. 전 비행 해상 splashdown, 타워 포획 미시도 |
| 재비행(reflight) | 회수 기체 재정비·재발사 | 스타십에선 미실증(회수≠재사용) |
표1. 스타십 단별 재사용 실증 사다리. 출처: Wikipedia(List of Starship launches·Flight test 12)·space.com, 기준일 2026-06.
2026년 5월 22일 Flight 12는 새 V3(Block 3) 기체와 Raptor 3 엔진의 첫 비행이었다. 상단(S39)은 우주에 도달해 Starlink 시뮬레이터 22기를 풀고, 재진입을 견뎌 인도양에 제어된 채 내려앉았다(controlled splashdown). 상승 36초에 엔진 1기가 꺼졌지만 나머지로 상승을 마쳤다. 반면 부스터(B19)는 단분리 후 비정상적으로 급회전해 엔진 다수가 멎었고, 착륙연소 때 단 1기만 점화돼 멕시코만에 약 1,450 km/h로 추락했다. 발사탑 포획은 없었다. FAA는 5월 27일 부스터 이상 조사를 위해 스타십 발사를 중단시켰다. 누적 기록은 12회 비행 중 성공 7·실패 5다(2026년 5월 27일 기준).
정리하면 스타십에서 실증된 것은 재사용의 첫 관문인 회수까지다. 부스터 공중 포획 기법은 검증됐으나 최신 기체에서 재현이 흔들렸고, 상단은 한 번도 회수된 적이 없다. 회수한 기체를 정비해 다시 띄우는 재비행 단계는 아직 남아 있다.
재사용의 경제효과는 이미 입증됐다: Falcon 9에서
여기서 흔한 오해를 끊어야 한다. "재사용이 정말 비용을 낮추느냐"는 이미 답이 나온 질문이다. 답을 낸 건 스타십이 아니라 Falcon 9이다.
Falcon 9 재사용은 시연 단계를 한참 지났다. 단일 부스터 B1067은 2026년 6월 8일 35번째 비행에 올라 궤도급 부스터 사상 최다 재사용 기록을 세웠고, 함대 누적 재사용 비행은 650회를 넘었다. 재정비 회전주기도 초기 Block 5의 100일 이상에서 2025년 평균 약 40일(최단 9일대)로 줄었다. 재사용은 묘기가 아니라 산업이 됐다.
그 산업이 발사 시장에 한 일은 자릿수 단위였다. LEO 발사단가는 우주왕복선 시대 약 $54,500/kg에서 재사용 Falcon 9의 약 $1,500~2,720/kg로 떨어졌다. 약 20배 하락이다. 물론 이 하락의 공을 재사용에만 돌릴 수는 없다. 고빈도 발사와 자체 생산이 함께 만든 결과이고, 재사용은 그 핵심 동인이다. 비용의 결은 ARK Invest 분석에서도 보인다. Falcon 9 1단 재정비 비용이 약 5년에 걸쳐 약 $13M에서 약 $1M로 떨어졌다는 추정이다. SpaceX의 Gwynne Shotwell은 1단 재사용으로 약 30% 비용 절감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스타십의 숫자: 첫 하락과 둘째 하락을 가르기
스타십을 미는 논리는 비용이다. 그런데 공개된 숫자는 사실과 목표가 섞여 있다. 가르는 기준은 단순하다. 이미 일어난 첫 자릿수 하락과, 스타십이 약속하는 둘째 자릿수 하락은 신뢰등급이 다르다.
| 구분 | 단가/수치 | 지위 |
|---|---|---|
| 첫 하락 (우주왕복선→Falcon 9) | $54,500/kg → 약 $2,720/kg (약 20배) | 실증된 사실 |
| 둘째 하락 (스타십 목표) | 약 $100~500/kg (애널리스트 근·중기 전망) | 전망 |
| 스타십 장기 목표 | $10/kg (Musk) | 목표(미달성) |
| 발사당 비용 | $100M (expendable 구성) | 목표(미달성) |
| V3 탑재량 | 재사용 구성 LEO 100t | 설계·공칭치(V3는 Flight 12가 첫 비행) |
표2. 발사단가의 두 하락 — 실증된 첫 하락과 약속된 둘째 하락. 출처: NASA NTRS(발사단가 분석)·SpaceX(s3 공식)·ARK Invest·애널리스트 전망, 기준일 2026. 첫 줄(실증)과 나머지(목표·전망)는 신뢰등급이 다르다.
표의 첫 줄과 나머지를 같은 잉크로 읽으면 안 된다. Falcon 9의 20배 하락은 일어난 일이고, 스타십의 $100~500/kg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둘째 하락은 Falcon 9이 우주왕복선 대비 낸 첫 하락보다 작은 배율(약 $2,720 → $100~500/kg, 5~10배)이지만, 그 전제가 다르다. 첫 하락은 1단만 재사용해도 났고, 스타십의 약속은 양단을 회수해 빠르게 재비행해야 성립한다. 그리고 그 양단 재사용은, 앞 절에서 봤듯 아직 상단이 한 번도 회수된 적 없다.
정리하면 질문이 바뀐다. "재사용이 단가를 낮추나"는 이미 입증됐다. 열려 있는 건 둘째 자릿수 하락이 첫째만큼 확실하냐다. 스타십 비용 약속은 그 둘째 하락의 목표·전망이다. 그 약속의 담보를 스타십은 아직 내놓지 못했고, 그 자리를 Falcon 9의 전례가 대신 채우고 있다.
싸고 잦으면 무엇이 열리나
둘째 하락이 실제로 실현되면, 효과는 발사 단가 한 줄을 넘어 임무 구조 자체로 번진다. 발사가 충분히 싸고 잦아져야만 성립하는 구조가 따로 있다.
대표가 궤도 추진제 보급이다. 스타십 달 착륙선(HLS)은 한 번의 달 임무를 위해 LEO의 추진제 저장고를 채워야 하고, 그러려면 탱커 발사가 약 10여 회 필요하다. 이 구조는 발사가 비싸면 경제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 한 임무에 로켓 10여 대를 버린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재사용이 그 산수를 바꾼다. 다만 이 아키텍처는 아직 가정 위에 있다. 궤도 추진제 이송 시연은 2026년 예정이었으나 지연돼 2026년 3월 기준 이뤄지지 않았고, Artemis III 유인 착륙은 그 일정에 묶여 2027년 중반 이후로 잡혀 있다.
스타십 재사용은 결국 두 개의 시계로 읽어야 한다. 공학 시계에서는 부스터 한 단의 포획은 입증됐고, 상단과 안정적 재현, 그리고 재비행은 미완이다. 경제 시계에서는 재사용이 발사 단가를 자릿수로 낮춘다는 사실이 Falcon 9에서 이미 못 박혔지만, 스타십이 그 위에 둘째 하락을 더한다는 건 아직 약속이다. 첫 시계는 거의 다 돌았고, 둘째 시계는 이제 막 움직이기 시작했다.
- SpaceX Starship / Flight test 12 / List of Starship launches — Wikipedia (비행 사실·구조·누적기록, 기준일 2026-05~06): Flight test 12 · List of launches · SpaceX Starship
- Super Heavy 부스터 첫 공중 포획(Flight 5) — space.com, 2024-10: 기사
- Flight 12 발사 라이브 업데이트 — space.com, 2026-05-22: 기사
- Falcon 9 1단 재정비 비용 추정($13M→$1M) — ARK Invest 분석: 뉴스레터 335
- Falcon 9 재사용 비용 절감(약 30% 기대, Shotwell) — SpaceNews: 기사
- Falcon 9 부스터 운용기록(단일기 35회·누적 650회+·회전 약 40일) — Wikipedia(List of Falcon 9 first-stage boosters), 기준일 2026-06: 목록
- 발사단가 자릿수 하락(우주왕복선 $54,500/kg → 재사용 Falcon 9 ~$2,720/kg) — NASA NTRS "Recent Large Reduction in Space Launch Cost": NTRS · 보조: launch cost history · SpaceNexus 비교
- LEO $10/kg 목표·발사비용 맥락 — Benzinga(Musk 발언) · Starship HLS 추진제 보급/Artemis 일정 — Wikipedia(Starship HLS): Benzinga · Starship HLS